“파산하면 신용불량자?” — 10년 경력 도산 전문 변호사가 쓴 파산수업이 말하는 진실

"파산하면 신용불량자?" — 10년 경력 도산 전문 변호사가 쓴 파산수업이 말하는 진실

“파산이나 회생하면 신용불량자가 되는 줄 아는 사람이 많아요. 사실은 그 반대예요.” 10년간 수백 건의 도산 사건을 다뤄온 박시형 변호사(법무법인 선경 대표)가 최근 책 파산수업을 펴냈어요. 빚의 늪에 빠진 사람들이 제도에 대한 오해와 두려움으로 정작 도움받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현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에요.

  • 가장 큰 오해 — “회생·파산 = 신용불량”

박시형 변호사는 “연체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그 뒤로도 연체금을 못 갚게 되면 개인 회생을 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회생 절차가 마무리돼 면책 결정이 나면 신용이 회복된다”고 했어요.

즉 신용불량의 원인은 ‘파산·회생 신청’이 아니라 그 이전에 이미 발생한 ‘연체’라는 거예요. 면책을 받고 나면 신용카드도 쓸 수 있고, 회생·파산 기록도 삭제돼요. 통장이 압류돼 은행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걱정도 사실과 달라요.

  • 파산 vs 회생 — 뭐가 다른가요

회생·파산 제도는 ‘채무 초과 상태’, 즉 가진 재산을 다 털어도 빚을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의 빚을 탕감해주는 거예요. 갚을 능력이 있는데도 안 갚는 사람은 대상이 아니에요.

‘파산’은 갚을 능력이 전혀 없는 경우로, 재산을 처분해 일부를 갚고 나머지 빚을 탕감해요. ‘개인 회생’은 소득은 있지만 현재 빚을 다 갚기 어려운 경우에 3~5년의 변제 계획을 세워 나머지를 면책받는 제도예요. 두 제도는 상황에 따라 선택 기준이 달라져요.

  • 2026년 달라진 점 — 파산 문턱이 낮아졌어요

2026년 역대급으로 인상된 기준 중위소득에 따라 개인파산 신청 자격의 문턱이 낮아졌어요. 2026년 기준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는 약 153만 원으로, 소득이 있더라도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충분히 자격 요건을 충족하게 돼요.

또한 법원은 전세사기 피해자나 고령자 등의 경우 ‘간이 파산 절차’를 적극 활용해 조사 과정을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실무 지침을 바꿔가고 있어요.

  • 변호사가 직접 말하는 현실 조언

“채무자의 모든 것을 압류하고 월급까지 생계비만 남겨놓고 다 빼앗으면 채무자는 아예 일할 의지를 잃어요. 채무자가 회생이나 파산의 대상이 됐다는 건 어차피 빚을 다 받긴 글렀단 얘기예요. 이전의 실수를 깊이 반성한다면 재기할 기회를 주는 게 우리 사회에 도움이 돼요. 그게 채무자회생법의 입법 취지예요.”

박 변호사는 책에서 “파산은 법률적 사건이지만 그 핵심은 ‘인생을 운영하는 방식’에 있다”며 “돈이 무너진 것은 결과에 불과하고, 마음이 무너지기 시작한 뒤 다시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모든 전환의 출발점이 된다”고 전했어요.

  • 주의해야 할 점도 있어요

면책이 모든 빚을 지워주진 않아요. 면책 허가를 받더라도 세금, 벌금, 양육비, 근로자의 임금 등은 사라지지 않는 채무예요. 또한 파산 직전 재산을 숨기거나 특정인에게만 빚을 갚는 행위는 즉각적인 면책 불허가 사유가 돼요. 투명한 소명이 핵심이에요.

고금리·고물가·경기침체가 겹친 지금, 빚의 무게를 혼자 감당하려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여전히 있어요. 제도가 있어요. 두려움보다 정보가 먼저예요.

  • 마치며

빚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어요. 사업 실패, 갑작스러운 실직, 보증 사고, 의료비까지 — 의도치 않은 이유로 채무 초과 상태에 빠지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어요. 법이 이런 사람들을 위한 재기의 길을 만들어놓았는데, 오해와 두려움 때문에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어요. 파산수업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해요. 모르면 당하고, 알면 살 수 있다는 것. 빚으로 고통받는 분이 주변에 있다면 이 책 한 권이 작은 출구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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