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10주년 — AI가 바꾼 10년,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2016년 3월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이세돌 9단이 바둑판 앞에 앉았을 때, 전 세계는 그가 이길 거라 믿었어요. 결과는 달랐어요. AI가 4승 1패로 인간을 이겼고, 그날 이후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있을까요.
-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알파고와 이세돌의 5번기는 단순한 바둑 대결이 아니었어요.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직관과 창의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바둑에서 기계가 인간을 압도한 순간이었어요.
첫날은 “컴퓨터가 대단하다”는 반응이었어요. 둘째 날부터는 공기가 달라졌고, 셋째 날엔 “이겨낼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분위기가 됐어요. 이세돌은 이렇게 표현했어요. “바둑에 있어서 컴퓨터 따위가 나보다 우위에 있다면 나의 세상이 무너지는 것과 진배없었다. 그리고 나의 세상이 무너졌다.”
그런데 4국에서 이세돌이 78수를 두며 AI를 이긴 한 판이 있었어요. AI를 이겨본 유일한 인간이라는 타이틀. 지금 생각해보면 그 한 판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어요.
- 10년 동안 AI는 어떻게 진화했나요?

2016년 알파고는 바둑만 잘 뒀어요. 딥러닝이라는 기술이 이 정도까지 가능하다는 걸 세상에 알린 것이 핵심이었어요.
그 이후 6년, 2022년 챗GPT가 등장했어요. 이번엔 언어였어요. 인간의 말을 자연스럽게 쓰고 읽고 대화하는 AI가 나왔어요. 생성형 AI, 거대언어모델(LLM)의 시대가 열렸어요.
그리고 지금 2026년. AI는 에이전틱(agentic) 단계로 진화하고 있어요. 명령을 받아 실행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계획하고 행동하는 AI예요. 알파고가 바둑판만 보던 AI라면, 지금은 여러 일을 동시에 스스로 처리하는 AI가 된 거예요.
실제로 올해 4월 27일, 알파고를 만든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직접 한국을 찾았어요. 그리고 한국에 세계 최초 구글 AI 캠퍼스를 설립하기로 했어요. 10년 전 알파고 대국이 열렸던 바로 그 나라에서요.
- 이세돌은 지금 뭐라고 하나요?

10주년을 맞아 이세돌은 여러 차례 공개 발언을 했어요. 주목할 말이 두 가지예요.
4월 9일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AI 없이 인간의 순수 능력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고,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3월 포시즌스 호텔 — 10년 전 알파고 대국이 열렸던 바로 그 장소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10년 전 우리는 AI와 대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AI와 협업해 함께 나아가는 시대입니다.”
은퇴 후 UNIST 특임교수로 AI-바둑 융합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그가, 누구보다 먼저 AI와 맞닥뜨린 인간으로서 내놓은 말이에요.
- 실제로 일자리에 변화가 생기고 있어요

숫자로 확인해볼게요. 2023년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취업자 중 약 **341만 명(전체의 12%)**이 AI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놀라운 건 고학력·고임금 직종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거예요. 의사·회계사·자산운용 전문가·변호사 등이 포함됐어요.
현장에서도 변화가 보여요. 콜센터에 AI가 도입된 뒤 상담 건수는 줄었지만, 상담 1건당 통화 시간과 입력 시간이 늘어 노동강도가 오히려 강화됐어요. IT 개발업체에서는 신입 채용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얘기도 나와요. 신입이 하던 반복 업무를 AI에 넘기는 게 더 싸고 빠르거든요.
- 10년 동안 정부는 뭘 했을까요?
2016년 알파고 쇼크 직후 정부는 “AI 전문인력 1만명 육성”을 선언했어요. 2019년엔 10만명으로 목표를 늘렸어요.
지금 결과는 어떨까요. 포춘코리아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행 보고서 기준 국내 AI 인력 중 석·박사 비율이 58%로, 통계상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AI 인재들이 밀집한 나라예요.
근데 기업들은 이렇게 말해요. “학위가 있는 사람은 많지만, 비즈니스 현장의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없다.”
숫자를 늘리는 데 집착하는 동안, 현장이 원하는 실전 역량은 따라가지 못한 거예요.
- 그럼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세돌이 한 말이 결국 핵심이에요.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대단한 AI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어요. 지금 내가 하는 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 그게 시작이에요.
당장 할 수 있는 것들:
- 챗GPT·클로드·제미나이 등 AI 도구를 업무에 하나씩 써보기
- AI가 잘 못하는 것 — 현장 판단, 관계, 감정 — 을 강화하기
- AI 도구를 잘 쓰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배우기
- 새로운 AI 도구가 나올 때마다 “이게 내 일에 어떻게 쓰일까” 생각해보기
- 마치며

솔직히 말하면 저도 AI를 처음엔 그냥 신기한 기술 정도로 봤어요. 근데 매일 이 블로그를 쓰면서 AI와 협업하다 보니, 이세돌의 말이 실감나요. AI를 쓰는 것과 안 쓰는 것의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크거든요.
10년 전 이세돌이 알파고와 바둑을 두던 그 포시즌스 호텔에서, 이제는 AI와 협업하는 이벤트가 열려요. 그게 10년의 변화예요. 앞으로 10년은 어떨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요. AI와 함께 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점점 커질 거라는 거예요.